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가지 요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바로 **파르미자나 디 멜란자네(Parmigiana di melanzane)**다. 얇게 썬 가지를 노릇하게 익힌 뒤 토마토소스, 모차렐라,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를 층층이 쌓아 오븐에서 구워 내는 요리로, 남부 이탈리아에서는 일요일 가족 식탁이나 손님을 초대하는 날 빠지지 않는 전통 음식이다.
이름 때문에 많은 사람이 파르마(Parma) 지방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하지만, 정확한 기원은 아직도 논쟁거리다. 시칠리아와 나폴리(캄파니아), 그리고 에밀리아 로마냐 모두 자신들의 음식이라고 주장한다. 가장 유력한 설 가운데 하나는 시칠리아어 parmiciana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창문 덧문의 나무판을 층층이 겹쳐 놓은 모양을 뜻하는데, 가지를 여러 겹 쌓아 만드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다.
시칠리아식 빠르미자나는 가지를 튀긴 뒤 토마토소스와 치즈를 켜켜이 쌓아 굽는 것이 기본이며, 지역에 따라 삶은 달걀이나 햄을 넣기도 한다. 나폴리에서는 모차렐라를 넉넉히 넣어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현대에는 건강을 위해 가지를 오븐이나 그릴에 먼저 구워 만드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이 음식의 또 다른 매력은 갓 구웠을 때보다 하루 정도 숙성한 뒤 다시 데워 먹으면 더욱 맛있다는 점이다. 토마토소스와 치즈의 풍미가 가지에 깊게 스며들면서 훨씬 조화로운 맛을 낸다. 그래서 이탈리아 가정에서는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다음 날 식탁에 올리는 경우도 흔하다.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치즈와 진한 토마토소스, 그리고 가지의 달콤한 풍미가 어우러지는 파르미자나 디 멜란자네는 화려한 재료 없이도 깊은 감동을 주는 이탈리아 가정식의 대표작이다. 한 접시만으로도 남부 이탈리아의 따뜻한 식탁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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