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토스카나의 자존심,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Bistecca alla Fiorentina)

corita40019 2026. 7. 9. 19:35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줄여서 그냥 '피오렌티나'라고도 부르는 피렌체식 티본 스테이크를 처음 맛본 것은 27년 전 회사 크리스마스 회식 자리였다.

원래도 티본 스테이크를 레어에 가깝게 즐기는 편이었지만, 피오렌티나를 처음 맛본 이후에는 이것이 내 스테이크의 기준이 되었다. 겉은 강한 불에 바삭하게 구워지고 속은 붉은빛을 유지한 채 육즙이 가득한 그 맛은 지금도 잊기 어렵다.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는 피렌체를 대표하는 음식이자 토스카나를 상징하는 요리다. 이름은 '피렌체식 스테이크'라는 뜻이며, 메디치 가문 시대인 16세기 성 로렌초 축제에서 숯불에 구운 소고기를 먹던 전통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시 축제를 찾은 영국 상인들이 고기를 보고 "Beef Steak"라고 외친 것이 이탈리아어 '비스테카(Bistecca)'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는 흥미로운 설도 전해진다.

정통 피오렌티나는 일반 스테이크보다 훨씬 두껍다. 보통 두께가 4~6cm, 무게는 1kg이 넘는 티본 스테이크를 사용하며, 토스카나의 키아니나(Chianina) 품종 소고기가 가장 유명하다. 워낙 두껍기 때문에 단순히 굽는 것이 아니라 미리 실온에서 충분히 온도를 올리고 매우 강한 숯불에서 짧고 강하게 구운 뒤, 뼈 부분까지 천천히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많은 식당에서는 미리 예약해야 하는 대표 메뉴이기도 하다.

정통 방식은 고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올리브오일과 굵은 소금 정도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집에서 즐길 때는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해도 좋다. 나는 버터를 녹여 구운 뒤 로즈메리를 곁들이고, 품질 좋은 굵은 소금을 넉넉하게 뿌려 먹는 방법을 가장 좋아한다. 버터의 고소한 풍미가 고기의 육즙과 잘 어우러져 더욱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고기의 품질이다. 마블링이 적당히 분포한 좋은 고기일수록 육질이 부드럽고 풍미도 깊어진다. 훌륭한 피오렌티나는 화려한 소스보다 좋은 고기와 불, 그리고 적절한 굽기만으로도 충분히 최고의 한 끼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토스카나의 대표 요리다.

 

 

 

토스카나 음식재료, 포스팅된 음식 리스트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https://corita40019.tistory.com/27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