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나폴리 대표 돌체 ② 바바 알 룸 (Babà al Rum)

corita40019 2026. 7. 14. 17:16

나폴리의 바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돌체 중 하나다.

이탈리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처음 맛본 바바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촉촉한 식감, 달콤한 시럽, 그리고 럼 특유의 깊은 향이 어우러져 그동안 먹어 본 어떤 케이크와도 다른 인상을 남겼다.

그 이후 파스티체리아에 가면 가장 먼저 바바가 있는지부터 찾게 된다. 먹을 생각이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먼저 향하는 돌체가 바로 바바다.

흥미롭게도 바바는 원래 나폴리에서 탄생한 돌체가 아니다. 그 기원은 18세기 폴란드의 국왕이었던 **스타니스와프 레슈친스키(Stanisław Leszczyński)**에게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마른 구겔호프(Kugelhopf)에 불만을 품은 왕이 럼을 뿌려 먹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고, 이후 프랑스를 거쳐 레시피가 발전했다. 19세기 무렵 나폴리에 전해진 뒤 이탈리아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변화하면서 오늘날의 **바바 알 룸(Babà al Rum)**이 탄생했다.

지금은 오히려 프랑스보다 나폴리를 대표하는 돌체로 더 널리 알려져 있으며, 나폴리를 상징하는 디저트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기본적인 바바는 브리오슈 반죽을 발효시켜 구운 뒤 럼 시럽에 충분히 담가 촉촉하게 만든다. 내가 처음 먹었던 것도 이 가장 클래식한 버전이었다.

하지만 나폴리의 파스티체리아를 둘러보면 종류가 훨씬 다양하다. 반으로 갈라 커스터드 크림이나 샹티 크림을 듬뿍 채운 바바도 있고, 생딸기나 베리류를 올린 것, 피스타치오 크림이나 초콜릿 크림을 넣은 것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모양도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버섯 모양뿐 아니라 작은 푸딩처럼 만든 것, 케이크처럼 크게 구워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는 것, 미니 사이즈 등 매우 다양하다.

럼 향이 부담스럽다면 알코올을 줄이거나 리몬첼로 시럽을 사용하는 변형도 있으며, 최근에는 무알코올 시럽으로 만드는 레시피도 늘어나고 있다.

나폴리를 여행하게 된다면 피자만큼이나 꼭 맛봐야 할 돌체를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바바를 추천하고 싶다. 갓 시럽을 머금은 촉촉한 바바 한 조각과 에스프레소 한 잔의 조합은 나폴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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