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회사 식당에서 처음 만난 비첸차의 전통 음식, 바깔라 알라 비첸티나

corita40019 2026. 7. 15. 16:00

나는 회사 식당에서 이탈리아 전역의 음식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 같다. 이번에 소개할 바깔라 알라 비첸티나(Baccalà alla Vicentina) 역시 회사 식당에서 처음 접한 베네토의 전통 음식이다.

지인이 비첸차에 살고 있어 그곳을 몇 번 방문한 적은 있다. 하지만 식당에 가기보다는 주로 집에서 함께 요리해 먹었고, 메뉴도 대개 치즈나 고기 요리 중심이었다. 그래서 정작 비첸차를 대표하는 음식인 바깔라 알라 비첸티나는 맛보지 못했다.

이름에는 바깔라가 들어가지만, 이 요리에 사용하는 생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소금에 절인 대구가 아니다. 베네토에서는 전통적으로 말린 대구인 **스토카피소(stoccafisso)**를 ‘바깔라’라고 부른다. 단단하게 건조된 생선을 며칠 동안 물에 불린 뒤 가시를 제거하고 조리한다.

바깔라 알라 비첸티나는 토마토소스 대신 양파와 안초비, 우유, 올리브오일을 넣고 아주 약한 불에서 오랫동안 익힌다. 우유가 들어간다고 해서 크림소스처럼 진한 요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말린 대구 특유의 맛과 염도를 부드럽게 감싸고, 오랜 시간 익힌 양파와 생선이 어우러져 섬세하고 깊은 풍미를 낸다.

나도 돼지고기를 우유에 천천히 익히는 조리법을 종종 이용한다. 우유를 넣으면 고기의 강한 맛이 한층 둥글고 부드러워지는데, 바깔라 알라 비첸티나에서도 비슷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자극적이고 강렬한 맛보다는 은은하고 섬세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다.

이 요리의 역사에는 베네치아의 상인이자 선장이었던 **피에트로 케리니(Pietro Querini)**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는 1432년 노르웨이 로포텐 제도의 뢰스트섬에 표류하면서 현지의 말린 대구를 접했고, 귀환 후 이를 베네치아 지역에 소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말린 대구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베네토의 식문화에 자리 잡았고, 비첸차 사람들은 이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다만 오늘날과 같은 레시피가 15세기에 곧바로 만들어졌다는 뜻은 아니며, 여러 세대에 걸쳐 완성된 전통 음식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전통적으로는 부드럽게 익힌 바깔라를 따뜻한 폴렌타와 함께 먹는다. 담백한 폴렌타가 생선과 양파, 우유, 올리브오일이 만들어 낸 진한 소스를 받아주기 때문에 둘의 조화가 무척 좋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과 기다림이 만들어 내는 맛, 그것이 바로 바깔라 알라 비첸티나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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