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시칠리아에서는 신선한 생선을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의외로 **염장 대구인 바깔라(Baccalà)**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북유럽에서 잡은 대구를 소금에 절여 지중해까지 운반하던 해상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바깔라는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귀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고 이탈리아 전역에 퍼졌다.
시칠리아 사람들은 이 바깔라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바깔라 알라 시칠리아나(Baccalà alla siciliana)**는 염분을 충분히 뺀 바깔라를 토마토, 양파, 올리브, 케이퍼와 함께 천천히 익혀 만드는 대표적인 향토 요리다.
특히 토마토의 산뜻한 산미와 올리브의 고소함, 케이퍼의 짭조름한 감칠맛이 담백한 대구와 어우러지며 시칠리아 특유의 지중해 풍미를 완성한다. 지역에 따라 감자나 오레가노, 파슬리를 더하기도 하며, 약간의 건포도를 넣어 달콤함을 더하는 가정도 있다. 이러한 단맛과 짠맛의 조화는 시칠리아 음식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조리법은 복잡하지 않지만 바깔라의 염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충분히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뒤 짧게 조리해야 살이 부드럽고 촉촉하게 유지된다.
갓 구운 시칠리아 빵과 함께 먹으면 소스까지 남김없이 즐길 수 있으며, 와인 한 잔과 곁들이면 더욱 풍성한 식사가 된다.
바깔라 알라 시칠리아나는 북유럽에서 온 식재료와 시칠리아의 토마토, 올리브, 케이퍼가 만나 탄생한 음식으로,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발전해 온 시칠리아 음식 문화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세콘도 피아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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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rita40019.tistory.com/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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