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오페라의 이름을 품은 팔레르모의 튀김 디저트, 이리스 시칠리아나

corita40019 2026. 7. 27. 20:08

 

노릇하게 튀긴 둥근 빵을 반으로 가르면 새하얀 리코타 크림과 초콜릿 조각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리스 시칠리아나(Iris siciliana)는 달콤한 양젖 리코타 크림을 채운 빵에 달걀물과 빵가루를 입혀 튀겨내는 팔레르모의 전통 디저트이다.

 

겉모습만 보면 시칠리아의 아란치나를 닮았지만, 안에는 쌀이나 라구 대신 부드러운 리코타 크림이 가득하다. 바삭한 빵가루 껍질과 폭신한 빵, 촉촉한 리코타 크림이 차례로 이어지며 시칠리아 디저트 특유의 풍성한 맛을 만든다. 갓 튀겨 따뜻할 때 먹으면 크림 속 초콜릿이 살짝 녹아 한층 부드럽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리스의 탄생에는 오페라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1901년 팔레르모의 파스티체레 안토니오 로 베르소(Antonio Lo Verso)가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오페라 《Iris》가 팔레르모에서 공연되는 것을 기념해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었고, 작품의 이름을 따 ‘이리스’라고 불렀다고 한다. 디저트가 큰 인기를 얻자 그의 가게 역시 ‘Caffè Iris’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Balarm의 이리스 역사 소개

 

전통적인 팔레르모식 이리스에는 설탕으로 단맛을 낸 양젖 리코타와 초콜릿 조각을 넣는다. 오늘날에는 초콜릿 크림과 커스터드, 피스타키오 크림을 채운 제품도 만날 수 있으며,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운 이리스 알 포르노(Iris al forno)도 인기가 있다.

 

팔레르모의 바르와 파스티체리아에서는 이리스를 아침 식사나 오후 간식으로 즐긴다. 커피 한 잔과 함께 먹기도 하고, 출출한 시간에 든든한 길거리 음식처럼 선택하기도 한다.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한입 베어 물면 바삭함과 부드러움, 진한 리코타의 풍미가 동시에 전해진다.

 

오페라 한 편을 기념해 탄생한 작은 튀김빵이 100년이 넘도록 팔레르모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리스 시칠리아나는 맛있는 디저트를 넘어 예술과 도시의 기억이 담긴 시칠리아의 특별한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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