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에서는 이탈리아 여름 식탁에서 자주 만나는 샐러드 파스타, 일명 비빔파스타를 소개했다. 차갑게 먹는 파스타라 무더운 날씨에 특히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여름에는 꼭 차가운 음식만 먹는 것은 아니다. 덥고 입맛이 없을 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아주 간단한 파스타들이 있다. 오늘 소개할 음식들이 바로 그런 요리들이다.
너무 단순해서 특별한 요리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재료가 적고 만드는 과정이 간단할수록 맛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음식들이 오래 살아남아 클래식이 된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알리오 올리오(Spaghetti Aglio e Olio), 그리고 여기에 페페론치노를 더한 알리오 올리오 페페론치노(Spaghetti Aglio Olio e Peperoncino)가 대표적이다.
또 하나는 여름에 특히 잘 어울리는 스파게티 알 리모네(Spaghetti al Limone)다. 알리오 올리오를 기본으로 오레가노와 레몬 껍질을 더해 상큼한 향을 살린 파스타다.
이 세 가지 음식은 모두 스파게티 면과 가장 잘 어울린다.
우리 집에서는 특히 남편이 여름마다 자주 만들어 먹었다. 더운 날에는 입맛도 없고 복잡한 요리를 하기 싫으니 자연스럽게 이런 파스타를 찾게 된다.
신기하게도 남편은 내가 만들어 주는 것보다 직접 만드는 것을 더 좋아했다. 이유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사실 내 생각에는 누가 만들어도 맛있는 음식이다.
대신 남편만의 특징이 하나 있었다.
접시에 담은 뒤 파르미자노 레지아노를 산처럼 듬뿍 올린다는 것이다.
파스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치즈를 올려 먹는데, 그렇게 먹어보면 왜 그러는지 이해가 간다. 알리오 올리오나 레몬 파스타처럼 재료가 단순한 음식일수록 좋은 파르미자노가 맛을 한 단계 끌어올려 준다.
올리브오일의 풍미, 마늘 향, 레몬의 상큼함, 그리고 파르미자노의 깊은 감칠맛.
복잡한 소스 없이도 충분히 맛있는 이탈리아 여름의 맛이다.
알리오 올리오와 알리오 올리오 페페론치노는 같은 음식이나 마찬가지므로 여기선 알리오 올리오 페페론치노와 레몬 스파게티 두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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