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줍빠 잉글레제(Zuppa Inglese), 영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탈리아 전통 디저트

corita40019 2026. 6. 27. 20:29

이탈리아에는 이름 때문에 가장 오해받는 디저트가 하나 있다. 바로 **줍빠 잉글레제(Zuppa Inglese)**이다.

직역하면 '영국 수프' 또는 '영국 죽'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영국적인 요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전통 디저트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영국식 디저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줍빠 잉글레제의 기원은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사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탈리아 귀족들이 영국의 **트라이플(Trifle)**이라는 디저트를 접하게 되었고, 이를 이탈리아식으로 재해석하면서 지금의 형태가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영국의 트라이플은 스펀지케이크와 커스터드, 과일을 층층이 쌓아 만드는 디저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여기에 **크레마 파스티체라(Crema Pasticcera)**와 초콜릿 크림을 더하고, 붉은 허브 리큐르인 **알케르메스(Alchermes)**를 사용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디저트로 발전하였다.

이 때문에 이름은 '영국'을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이탈리아의 역사와 미식 문화가 담긴 전통 돌체가 되었다.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이탈리아 돌체

우리 집에서는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돌체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식당에 가면 메뉴에 줍빠 잉글레제가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있다면 거의 항상 이 디저트를 주문한다.

덕분에 나 역시 자연스럽게 여러 지역과 여러 파티세리아의 줍빠 잉글레제를 맛볼 기회가 많았다.

나에게는 초콜릿의 진한 맛보다 크레마 파스티체라의 부드러움과 알케르메스 특유의 향이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두 가지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정통 줍빠 잉글레제다운 풍미가 완성된다.

집에서도 의외로 쉽게 만들 수 있다

집에서도 여러 번 만들어 보았다.

재료가 제법 많아서 처음에는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커스터드 크림도 만들고 초콜릿 크림도 만들어야 하며, 스펀지를 적시고 층을 쌓는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만들어 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한 단계씩 차근차근 진행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디저트이다.

전통 레시피에서는 커스터드를 만들 때 옥수수 전분을 사용하지만, 밀가루를 사용해도 충분히 맛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루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시키면 크림과 스펀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훨씬 깊고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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