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가장 크게 갈리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간을 부드럽게 갈아 파테로 만들면 평소 간을 싫어하던 사람도 맛있게 먹는 경우가 많다. 우리 남편도 생간이나 간 요리는 잘 먹지 않지만, 크로스티니 디 페가티니만큼은 먼저 집어 들 정도다.
크로스티니 디 페가티니는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안티파스토(전채요리)다. 바삭하게 구운 빵 위에 닭간으로 만든 부드러운 파테를 듬뿍 올려 먹는 음식으로, 피렌체를 비롯한 토스카나의 식당에서는 식전 메뉴로 매우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이 요리는 예부터 '동물을 버릴 것 없이 모두 활용한다'는 이탈리아 농가의 음식 문화에서 탄생했다. 귀한 단백질이었던 닭간을 버리지 않고 양파, 안초비, 케이퍼, 비노 산토(Vin Santo)나 화이트 와인과 함께 천천히 익혀 곱게 갈아 빵에 발라 먹었던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집집마다 조금씩 비법도 다르다. 어떤 집은 빈 산토를 넣어 은은한 단맛을 더하고, 어떤 집은 케이퍼를 많이 넣어 감칠맛을 살린다. 나는 여기에 검은 올리브를 함께 넣는 것을 좋아한다. 올리브의 깊은 풍미가 간의 진한 맛과 의외로 잘 어울려 조금 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요즘은 슈퍼마켓에서도 다양한 간 파테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간편하기는 하지만 직접 만든 파테와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갓 만든 파테는 훨씬 부드럽고 풍미가 살아 있으며, 재료의 신선함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간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직접 만들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생각보다 간 특유의 향은 부드럽고, 바삭하게 구운 빵과 함께 먹으면 왜 토스카나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랑해 온 전채인지 금세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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