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의 전통 비스코티를 소개하면서 이번에는 **바이콜리(Baicoli)**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바이콜리는 생김새부터 조금 독특하다. 둥글거나 길쭉한 일반적인 쿠키 모양이 아니라, 작은 식빵을 아주 얇게 썰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처음 보면 이것이 비스코티인지 바삭하게 구운 미니 식빵인지 잠시 생각하게 된다. 이런 낯선 모양이 오히려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바이콜리는 길쭉한 작은 빵을 먼저 구운 다음, 완전히 식혀 얇게 자르고 다시 한번 굽는다. 두 번 굽는 동안 반죽 속 수분이 빠지면서 가볍고 바삭한 과자가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쿠키와는 다르지만, ‘두 번 구운 것’을 의미하는 비스코티의 본래 뜻에는 매우 충실한 과자라고 할 수 있다.
바이콜리의 역사는 바다와 함께 성장한 베네치아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베네치아 공화국 시대에는 선원들이 무역선을 타고 수개월 동안 항해하는 일이 많았다. 냉장 시설이 없었던 당시에는 쉽게 상하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했다. 수분을 최대한 제거한 바이콜리는 장기간 보관하기 좋았기 때문에 선원들의 항해 식량으로 이용되었다고 전해진다.
바이콜리라는 이름도 바다와 관련이 있다. 베네치아 방언에서 **바이콜로(baìcolo)**는 작고 어린 숭어나 작은 물고기를 가리킨다. 길고 납작하게 썰어 놓은 바이콜리의 모습이 작은 물고기를 닮았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1829년에 출간된 베네치아 방언 사전에도 바이콜리와 작은 숭어의 모양이 비슷하다는 설명이 등장한다.
재료는 밀가루와 이스트, 설탕, 버터, 달걀흰자 또는 우유 등으로 비교적 단순하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길다. 반죽을 발효시켜 작은 빵 모양으로 만들고 한 번 구운 뒤, 충분히 식히고 휴지해야 한다. 이후 얇게 썰어 낮은 온도에서 다시 구워야 특유의 가볍고 바삭한 식감이 완성된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든 과자라 바이콜리만 먹으면 다소 건조하고 담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커피나 차, 핫초콜릿에 살짝 적시면 과자가 부드러워지면서 은은한 버터 향과 단맛이 살아난다. 베네치아에서는 자바이오네와 같은 부드러운 크림이나 달콤한 와인에 곁들여 먹기도 했다.
처음에는 긴 항해를 떠나는 선원들을 위한 실용적인 음식이었지만, 이후 베네치아의 카페와 귀족들의 식탁에서도 사랑받게 되었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커피와 차, 달콤한 크림에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바이콜리는 화려한 장식도, 강한 단맛도 없는 소박한 비스코티다. 하지만 작은 식빵을 얇게 썬 듯한 독특한 모양과 두 번에 걸친 긴 조리 과정, 그리고 베네치아 선원들의 항해 이야기를 알고 나면 평범한 과자로만 보이지 않는다. 작은 바이콜리 한 조각 안에 바다를 통해 세계로 나아갔던 베네치아의 역사가 담겨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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