삔짜(Pinza)는 내가 이탈리아에서 아침 식사로 꽤 자주 사 먹었던 돌체 중 하나다. 화려한 크림이나 초콜릿이 들어간 디저트는 아니지만,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왠지 모르게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따뜻한 맛을 지니고 있다.
처음 삔짜를 먹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둘째 언니가 어릴 적 만들어 주던 간식이었다. 얇게 민 밀가루 반죽을 둥글게 잘라 가운데 단팥을 넉넉히 넣고 봉투를 접듯 반으로 접어 팬에 노릇하게 부쳐 주곤 했는데, 모양과 먹는 느낌이 묘하게 삔짜를 닮아 있었다. 속재료는 다르지만, 소박한 반죽 안에 달콤한 소를 넣어 만든다는 점에서 어딘가 정겨운 공통점이 있다.
베네토의 삔짜는 길쭉하면서도 납작한 모양이 특징이다. 반죽 안에는 건포도와 잘 익은 배를 오랫동안 졸여 만든 달콤한 속을 넣는데, 여기에 말린 무화과나 사과, 잣, 호두, 회향씨를 더하는 집도 있어 가정마다 조금씩 레시피가 다르다. 과일의 자연스러운 단맛과 향신료가 어우러져 겨울철에 특히 잘 어울리는 깊은 풍미를 낸다.
삔짜의 기원은 베네토 지방의 농가에서 찾을 수 있다. 크리스마스와 주현절(Epifania) 무렵, 집에 남아 있던 옥수수가루와 말린 과일, 오래된 빵 등을 활용해 만들던 절약의 음식이 오늘날의 삔짜로 발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역에 따라 반죽에 옥수수가루를 섞거나, 오븐에서 길게 구워 빵과 케이크의 중간 같은 식감을 내기도 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 조각만으로도 포근한 겨울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삔짜의 매력이다. 오래된 전통이 담긴 이 소박한 돌체는 베네토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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