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콘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콘토르노(Contorno)다.
콘토르노는 세콘도와 함께 나오는 곁들임 요리로, 우리나라 식탁의 반찬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보통은 샐러드나 익힌 채소가 올라온다.
가장 흔한 샐러드 채소는 라투가(lattuga)다. 잎이 넓고 부드러워 아삭한 식감은 적지만 은은한 단맛이 있다. 아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이스버그를 더 선호한다.

평소에는 한 가지 채소만 간단히 곁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토마토와 루콜라, 채 썬 당근, 옥수수, 올리브, 모차렐라 치즈, 에멘탈 치즈, 비엔나소시지 등을 넣어 풍성한 샐러드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여름에는 이런 샐러드 한 접시만으로 가벼운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
샐러드를 볼 때마다 나는 비빔밥이 떠오른다. 비빔밥이 다양한 나물과 재료를 한 그릇에 담아 비벼 먹는 음식이라면, 이탈리아 샐러드는 원하는 재료를 자유롭게 조합해 먹는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채소는 식초나 올리브유에 절여 오래 보관하기도 한다. 여름에는 이렇게 절인 채소들을 넣어 차가운 파스타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데, 더운 날씨에 잘 어울리는 별미다.

토마토를 얇게 썰어 모차렐라 치즈와 함께 담아낸 인살라타 카프레제(Insalata Caprese)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샐러드 중 하나다. 빨간 토마토와 흰 모차렐라, 초록 바질이 어우러져 이탈리아 국기를 연상시킨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익힌 채소가 콘토르노의 주인공이 된다.
대부분의 채소는 찜기에 찌거나 데친 후 올리브유와 발사믹식초만 곁들여 먹는다.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는 찌는 경우가 많고, 시금치와 비에타(bieta, 근대)는 데쳐서 먹는다. 아티초크는 생으로도 먹고 익혀서도 먹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채소 가운데 하나다.
감자도 빠질 수 없다. 오븐에 구운 감자는 어느 지역에서나 사랑받는 콘토르노이며, 감자 퓌레 역시 자주 식탁에 오른다.
이곳의 감자 퓌레는 삶은 감자를 으깬 뒤 우유와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치즈, 넛맥, 소금을 넣어 만드는데,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릴이나 오븐에 구운 채소다.
멜란자나(가지), 인살라타 벨가(벨기에 엔다이브), 라디키오, 주키니 등을 얇게 썰어 올리브유를 두른 뒤 굽는다.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어 고기나 생선 요리와 잘 어울린다.
오븐 요리는 손이 많이 가지 않아 특히 겨울에 자주 만들었다. 생선을 구울 때면 한 칸에는 생선을, 다른 칸에는 감자와 가지, 주키니, 벨기에 엔다이브를 가득 넣어 함께 구웠다.
오븐 문을 열었을 때 퍼지는 채소와 올리브유의 향은 지금도 겨울 저녁 식탁의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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