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소개한 스끼아차따 알라 피오렌티나가 오렌지 향이 나는 달콤한 카니발 케이크였다면, 이번에 소개할 스끼아차따 토스카나는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넣어 굽는 짭짤한 납작빵이다.
스끼아차따(Schiacciata)는 이탈리아어 동사 ‘스끼아차레(Schiacciare)’, 즉 ‘누르다’에서 나온 이름이다. 발효된 반죽을 손으로 눌러 넓게 펴고, 손가락 끝으로 표면을 꾹꾹 눌러 홈을 만든 뒤 올리브오일과 굵은소금을 뿌려 굽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리구리아의 포카치아와 비슷하지만 토스카나식 스끼아차따는 일반적으로 조금 더 얇고, 바닥과 가장자리는 바삭하며 안쪽에는 가볍고 불규칙한 기공이 살아 있다. 지역과 제빵사에 따라 두께와 수분량은 달라지므로 둘을 완전히 다른 빵으로 구분하기보다는, 토스카나에서 발전한 포카치아 계열의 납작빵으로 이해하면 쉽다.
기본 재료는 밀가루와 물, 이스트, 소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뿐이다. 재료는 단순하지만 반죽에 수분이 충분히 들어가야 하고,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공기를 지나치게 누르지 않아야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가벼운 식감이 나온다.
스끼아차따의 시작은 토스카나 농가의 빵 굽는 날과 연결되어 있다. 과거에는 가족이 먹을 빵을 매일 굽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씩 큰 장작 오븐에서 한꺼번에 구웠다. 오븐에는 온도계가 없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큰 빵을 넣기 전에 얇은 반죽을 먼저 구워 열의 세기를 확인했다.
얇은 스끼아차따가 너무 빨리 타면 오븐이 지나치게 뜨거운 것이고, 천천히 익으면 빵을 넣을 때가 되었다는 의미였다. 스끼아차따는 일종의 먹을 수 있는 오븐 온도계였던 셈이다. 빵 반죽에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더한 단순한 음식이지만, 갓 구웠을 때 바로 먹을 수 있어 빵을 만들던 날의 특별한 간식이 되었다. AQA Farina – 토스카나 스끼아차따의 전통
처음에는 농민들이 먹던 소박한 음식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의 포르노(Forno)와 빵집에서도 일상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은 방과 후 간식인 메렌다(Merenda)로 먹었고, 어른들은 일터에서 간단한 점심이나 간식으로 즐겼다. Italy Segreta – 토스카나의 바삭하고 짭짤한 스끼아차따
갓 구운 스끼아차따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먹어도 맛있다. 바닥과 가장자리의 바삭함, 올리브오일의 향, 표면에 뿌린 굵은소금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오늘날 길거리 음식으로 가장 사랑받는 형태는 스끼아차따를 가로로 갈라 살루미와 치즈, 채소 등을 가득 넣은 샌드위치다.
대표적으로 프로슈토 토스카노, 피노키오나, 살라메 토스카노, 모르타델라 같은 살루미를 넣는다. 여기에 페코리노 토스카노, 스트라키노 또는 부드러운 크림 치즈를 더하고, 루콜라와 구운 채소, 아티초크, 말린 토마토 등을 취향에 따라 조합한다.
토스카나의 염장육은 간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빵과 함께 먹을 때 맛의 균형이 좋아진다. 특히 회향 씨앗 향이 나는 피노키오나와 페코리노 치즈는 스끼아차따의 올리브오일 향과 잘 어울리는 토스카나다운 조합이다.
피렌체에서는 주문을 받은 뒤 큰 스끼아차따를 가르고 재료를 즉석에서 채워 준다. 손에 들면 속재료가 넘칠 정도로 푸짐하지만 접시나 포크 없이 그대로 먹을 수 있어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의 빠른 점심으로도 잘 어울린다.
최근에는 피렌체의 유명한 스끼아차따 샌드위치 가게들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음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뿌리는 장작 오븐 앞에서 빵이 익을 온도를 확인하던 농민들의 얇은 반죽 한 장에 있다.
밀가루와 물, 올리브오일과 소금. 가장 기본적인 재료로 시작한 빵이 토스카나의 살루미와 치즈를 담는 그릇이 되고, 오늘날 피렌체를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으로 이어졌다. 스끼아차따 토스카나는 단순한 샌드위치 빵이 아니라 토스카나의 농촌 생활과 제빵 문화가 담긴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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