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꽃무늬 도장에서 이름을 얻은 사르데냐 치즈, 피오레 사르도

corita40019 2026. 7. 23. 02:29

사르데냐를 대표하는 치즈라고 하면 대부분 뻬꼬리노 사르도(Pecorino Sardo)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사르데냐에는 그보다 더욱 오래된 목동들의 치즈가 있다. 바로 피오레 사르도(Fiore Sardo)다.

‘피오레(Fiore)’는 이탈리아어로 꽃을 뜻하고 ‘사르도(Sardo)’는 사르데냐의, 또는 사르데냐 사람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이름을 그대로 옮기면 ‘사르데냐의 꽃’이 된다.

로맨틱한 이름과 달리 피오레 사르도는 단단한 질감과 진한 양젖 향, 은은한 훈연 향을 지닌 개성 강한 치즈다. 사르데냐 목동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온 양젖 치즈로, 1996년 유럽연합의 원산지 명칭 보호제도인 DOP 인증을 받았다.

꽃과 관련된 이름의 유래

피오레 사르도라는 이름의 정확한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과거 치즈를 만들 때 사용했던 나무 틀과 관련되어 있다.

옛날에는 밤나무나 야생 배나무로 만든 틀의 바닥에 꽃 모양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치즈를 틀에 넣어 누르면 표면에 꽃무늬와 생산자의 표시가 남았다. 이렇게 치즈에 찍힌 꽃무늬에서 ‘피오레 사르도’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러한 나무 틀은 오늘날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이름에는 사르데냐 목동들과 치즈 장인들의 오랜 기억이 남아 있다.

뻬꼬리노 사르도와 같은 치즈일까

피오레 사르도와 뻬꼬리노 사르도는 모두 사르데냐에서 양젖으로 만들지만 서로 다른 DOP 치즈다.

피오레 사르도는 사르데냐 품종의 양에서 얻은 신선한 전유 생유를 사용한다. 우유를 살균하지 않고 전통적으로 가공하며, 어린 양이나 새끼 염소에서 얻은 렌넷으로 응고시킨다.

모양도 일반적인 원통형 치즈와 조금 다르다. 위아래가 완만하게 좁아지는 두 개의 원뿔대를 밑면끼리 붙인 것처럼 가운데가 살짝 볼록하다. 무게는 보통 약 1.5~4kg이다.

무엇보다 피오레 사르도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훈연 과정이다. 갓 만든 치즈를 나무 연기에 가볍게 훈연한 뒤 숙성한다. 이후 숙성실이나 지하 저장고에서 치즈를 뒤집고 표면을 닦으며 관리한다. 때로는 껍질에 올리브오일을 발라가며 숙성하기도 한다.

피오레 사르도 DOP는 사르데냐 전역에서 생산할 수 있으며 최소 105일 이상 숙성해야 한다. 사르데냐 농업청의 피오레 사르도 DOP 자료

숙성되면서 달라지는 맛

비교적 젊은 피오레 사르도는 속살이 흰색이나 옅은 상아색을 띠며 부드럽고 탄력이 있다. 양젖 특유의 고소함과 은은한 산미, 나무에서 얻은 가벼운 훈연 향이 느껴진다.

숙성 기간이 길어지면 수분이 줄면서 단단하고 잘 부서지는 질감으로 변한다. 색도 짙은 밀짚색에 가까워지고 짭짤함과 매콤한 맛, 동물성 향과 훈연 향이 더욱 선명해진다. 껍질은 노란색에서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6개월 정도까지 숙성된 것은 조각으로 잘라 테이블 치즈로 먹기 좋다. 더 오래 숙성해 단단해진 것은 파스타와 수프, 라비올리 위에 갈아 사용하는 치즈로 활용할 수 있다.

피오레 사르도를 맛있게 먹는 방법

피오레 사르도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먹기 30분 정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실온에 두는 것이 좋다. 너무 차가운 상태에서는 양젖과 훈연 향이 충분히 살아나지 않는다.

얇고 바삭한 빠네 카라자우(Pane carasau)나 빠네 구띠아우(Pane guttiau)와 함께 먹으면 가장 사르데냐다운 조합이 된다. 올리브, 살라메, 프로슈토를 곁들여 아페리티보 플래터로 즐겨도 좋다.

꿀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쌉싸름한 미엘레 디 꼬르베쫄로(Miele di corbezzolo)를 조금 곁들이면 치즈의 짭짤함과 훈연 향이 더욱 돋보인다. 단맛이 강한 잼보다는 무화과나 배처럼 은은한 단맛을 지닌 과일이 잘 어울린다.

와인은 사르데냐의 대표적인 레드와인 깐노나우(Cannonau)를 곁들일 수 있다. 비교적 젊은 피오레 사르도에는 베르멘티노(Vermentino) 같은 화이트와인도 잘 어울린다.

피오레 사르도는 단순히 사르데냐에서 만든 양젖 치즈가 아니다. 양을 키우고 치즈를 만들며 살아온 목동들의 기술과 불, 연기, 시간이 함께 만들어낸 음식이다.

빠네 카라자우 위에 피오레 사르도 한 조각을 올리고 사르데냐 와인을 곁들이면, 화려한 요리 없이도 이 섬의 목축 문화를 충분히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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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rita40019.tistory.com/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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