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양고기와는 또 다른 산뜻한 풍미, 까프레또 아로스또

corita40019 2026. 7. 23. 22:02

사르데냐의 전통 고기 요리를 이야기할 때 양고기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어린 염소고기다. 이번에 소개할 음식은 까프레또 아로스또(Capretto arrosto), 즉 어린 염소고기를 구운 요리다.

 

이탈리아어로 염소는 ‘까프라(capra)’, 어린 염소는 ‘까프레또(capretto)’라고 한다. 얼핏 보면 앞서 소개한 아녤로 아로스또와 비슷해 보이지만, 아녤로는 어린 양이고 까프레또는 어린 염소이므로 서로 다른 고기다.

 

염소고기라고 하면 질기고 냄새가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까프레또는 젖을 먹고 자란 어린 염소의 고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성체 염소고기보다 부드럽고 맛도 섬세하다. 어린 양고기와 비교하면 지방이 적고 담백하며, 은은한 야생의 향과 산뜻한 감칠맛이 느껴진다.

 

목축 문화가 발달한 사르데냐에서는 양뿐 아니라 염소도 중요한 가축이었다. 특히 산지가 많고 땅이 척박한 지역에서도 염소는 비교적 잘 자랄 수 있었다. 그래서 염소는 우유와 치즈뿐 아니라 고기로도 사르데냐 사람들의 식탁을 채워주었다.

 

까프레또 아로스또의 조리법은 화려하지 않다. 토막 낸 어린 염소고기에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마늘, 로즈메리, 세이지, 월계수잎 같은 허브로 향을 입힌 뒤 오븐이나 불에서 천천히 굽는다. 고기의 향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화이트와인이나 식초를 사용하기도 하며, 지역과 가정에 따라 주니퍼베리를 더하기도 한다.

 

천천히 구워진 까프레또는 겉면이 노릇하고 바삭해지고, 안쪽에는 촉촉한 육즙이 남는다. 조리하는 동안 로즈메리와 마늘의 향이 고기에 스며들어 염소고기 특유의 풍미를 부담스럽지 않게 만들어준다. 곁들임으로는 고기와 함께 구운 감자가 가장 익숙하며, 봄에는 아티초크나 신선한 샐러드를 곁들이기도 한다.

이탈리아에서 까프레또는 아녤로와 마찬가지로 부활절 식탁에 자주 등장한다. 새끼 염소가 태어나고 신선한 고기를 얻을 수 있는 봄의 계절성과 종교적인 축일 문화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이다. 사르데냐뿐 아니라 이탈리아 남부와 여러 산악 지역에서도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명절에 까프레또 요리를 준비한다.

 

까프레또 아로스또는 양고기 구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한입 먹어보면 더 담백하고 단단하면서도 섬세한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양념으로 고기의 맛을 가리기보다 좋은 고기와 소금, 지중해 허브, 불이 만들어내는 풍미를 즐기는 음식이다.

사르데냐의 거친 산과 목초지에서 이어져 온 목축 문화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전통 세콘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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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rita40019.tistory.com/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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