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데냐의 세콘디를 살펴보다 보면 우리에게는 꽤 낯설게 느껴지는 음식도 만난다. 이번에 소개할 **꼬르둘라 콘 삐젤리(Cordula con piselli)**가 바로 그런 요리다. 어린 양의 내장을 정교하게 엮어 만든 꼬르둘라를 완두콩과 함께 조리한 사르데냐의 전통 음식이다.
사르데냐어로는 지역에 따라 사 꼬르둘라(Sa cordula), 꼬르데다(Cordedda) 또는 꼬르둘라 쿤 피수르치(Cordula cun pisurci) 등으로 불린다. ‘꼬르둘라’라는 이름은 밧줄이나 끈처럼 길게 엮은 모양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탈리아어로는 생김새를 따라 ‘뜨레챠(treccia)’, 즉 땋은 머리나 꼬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꼬르둘라는 단순히 창자를 모아 놓은 것이 아니다. 깨끗하게 손질한 어린 양 또는 어린 염소의 위와 창자, 내장 지방막 등을 길게 정리한 뒤 창자로 단단하게 감아 기다란 원통 또는 땋은 밧줄 모양으로 만든다. 손질과 엮는 과정에 상당한 숙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르데냐에서도 보통은 경험이 있는 정육점이나 전문적인 사람이 준비한다.
이렇게 만든 꼬르둘라는 숯불이나 꼬치에 끼워 구워 먹기도 하지만, 완두콩과 토마토소스에 천천히 익히는 방식도 유명하다. 이것이 바로 꼬르둘라 콘 삐젤리다.
먼저 꼬르둘라를 삶아 속까지 익힌 다음 두툼하게 자른다.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단면을 노릇하게 구운 뒤 화이트와인을 넣어 향을 정리한다. 여기에 양파와 마늘, 파슬리, 말린 토마토 또는 토마토소스를 더하고 완두콩과 함께 천천히 끓인다. 지역과 가정에 따라 페페론치노를 넣어 살짝 매콤하게 만들기도 한다.
꼬르둘라의 진하고 고소한 맛을 완두콩의 달콤함과 토마토의 산미가 부드럽게 감싸준다. 창자로 단단하게 엮었기 때문에 조리 후 썰어도 형태가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단면에는 여러 겹의 내장이 층층이 모인 독특한 무늬가 나타난다. 겉면은 쫄깃하고 안쪽은 부드러우면서 고소해 우리나라의 곱창이나 양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기심을 가질 만한 맛이다.
이 음식에도 사르데냐의 목축 생활과 절약의 지혜가 담겨 있다. 양을 잡은 뒤 고기뿐 아니라 위와 창자, 지방막까지 버리지 않고 하나의 특별한 음식으로 만들었다. 오늘날 ‘제로 웨이스트’라고 부르는 생각을 사르데냐의 목동들은 오래전부터 생활 속에서 실천해 온 셈이다.
꼬르둘라는 손질과 준비에 많은 시간이 들기 때문에 매일 먹는 평범한 음식이라기보다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결혼식이나 가족 행사처럼 특별한 날에 준비하던 음식이었다. 명절에는 어린 양을 잡는 일이 많았으므로 고기는 구이와 스튜에 사용하고, 내장은 꼬르둘라로 만들어 빠짐없이 활용했다.
내장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도전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르데냐 사람들에게 꼬르둘라는 단순한 내장 요리가 아니다. 손질하는 기술과 엮는 솜씨, 오랜 조리 경험 그리고 한 마리의 양을 귀하게 사용하려는 마음이 함께 담긴 축제 음식이다.
꼬르둘라 콘 삐젤리는 사르데냐 목축 문화의 강렬하고도 진솔한 맛을 경험하게 하는 전통 세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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