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어린 양의 여러 내장을 한 꼬치에 엮은 사르데냐 요리, 트라딸리아

corita40019 2026. 7. 23. 22:47

앞서 어린 양의 위와 창자 등을 밧줄처럼 엮어 만드는 꼬르둘라를 소개했다. 이번 음식은 겉모습과 재료가 비슷해 보이지만 만드는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트라딸리아(Trattalia)**다.

 

사르데냐에서는 보통 **사 트라딸리아(Sa trattalia)**라고 부르며, 지역에 따라 트라딸리우(Trattaliu) 또는 꼬라텔라 알로 스피에도(Coratella allo spiedo)라는 이름도 사용한다. 꼬라텔라는 동물의 심장, 간, 폐와 비장처럼 한데 모은 내장을, 스피에도는 꼬치를 뜻한다. 즉 여러 내장을 꼬치에 꿰어 굽는 음식이다.

 

트라딸리아에는 주로 어린 양이나 어린 염소의 심장, 간, 폐, 비장과 흉선 등의 내장을 사용한다. 각 부위를 비슷한 크기로 자른 뒤 꼬치에 번갈아 꿴다. 중간중간 돼지비계와 단단한 빵, 말린 토마토를 끼우기도 한다.

 

꼬치에 꿴 내장은 내장 지방막인 **사 납빠(sa nappa)**로 감싸고, 마지막에는 깨끗하게 손질한 가는 창자를 바깥쪽에 촘촘하게 엮는다. 완성된 모습은 기다란 원통처럼 보이며, 이를 장작불이나 숯불 앞에서 천천히 돌려가며 굽는다.

 

트라딸리아와 꼬르둘라는 모두 창자를 이용해 겉을 엮기 때문에 쉽게 혼동된다. 그러나 꼬르둘라는 주로 위와 양, 창자 등을 길게 모아 밧줄처럼 엮는 음식이다. 반면 트라딸리아는 심장, 간, 폐와 비장 등 서로 다른 내장을 조각내 꼬치에 번갈아 끼우고 지방막과 창자로 감싼다.

 

트라딸리아의 핵심은 느린 불에 있다. 크기에 따라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가까이 꼬치를 돌려가며 익힌다. 조리하는 동안 지방막과 창자에서 나온 기름이 안쪽의 내장에 스며들어 마르지 않게 해준다. 바깥쪽은 노릇하고 바삭하게 구워지고, 안쪽에는 각 내장의 서로 다른 맛과 질감이 남는다.

 

간은 짙고 부드러운 맛을, 심장은 탄력 있는 육질을, 폐는 가볍고 폭신한 식감을 낸다. 여기에 비계의 고소함과 말린 토마토의 감칠맛, 불과 연기의 향이 더해진다. 다 익은 트라딸리아는 꼬치에서 빼내 두툼한 원형으로 썰어 뜨거울 때 먹는다.

 

조리 중 떨어지는 기름과 육즙을 버리지 않도록 꼬치 아래에 빵을 놓기도 한다. 고기의 맛과 훈연 향을 흡수한 빵은 트라딸리아와 함께 먹는 또 하나의 별미가 된다.

 

이 음식은 한 마리의 양을 잡은 뒤 어느 부위도 버리지 않았던 사르데냐 목동들의 생활에서 태어났다. 살코기는 구이와 스튜로 만들고, 남은 내장도 정성스럽게 손질하여 축제 음식으로 변화시켰다. 가난 때문에 시작된 절약의 방식이 오랜 손기술과 조리 경험을 만나 하나의 특별한 전통 요리가 된 것이다.

 

준비 과정이 복잡한 만큼 평범한 일상식보다는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결혼식이나 마을 축제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날에 즐겼다. 특히 올리아스트라(Ogliastra)의 전통과 깊이 연결되어 있지만 오늘날에는 사르데냐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트라딸리아는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다가오는 음식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내장 요리를 좋아한다면 부위마다 달라지는 식감과 숯불 향, 바삭하게 구워진 창자의 조화를 흥미롭게 느낄 수 있다.

 

한 마리의 생명을 남김없이 귀하게 사용하려 했던 사르데냐 목동들의 지혜와 숙련된 손기술이 담긴 강렬한 전통 세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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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rita40019.tistory.com/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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