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칼랴리의 바다를 한 냄비에 담은 해산물 수프, 까쏠라

corita40019 2026. 7. 23. 23:03

 

그동안 사르데냐의 세콘디로 양고기와 염소고기, 내장을 이용한 목동 음식을 주로 소개했다. 하지만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답게 사르데냐에는 풍부한 해산물 요리도 있다. 그중 칼리아리의 바다를 가장 풍성하게 담은 음식이 **까쏠라(Cassola)**다.

 

사르데냐어로는 사 까쏠라 데 피시(Sa cassola de pisci) 또는 칼랴리식 생선 수프라는 의미의 **사 까쏠라 데 피시 아 사 까스떼다이아(Sa cassola de pisci a sa casteddaia)**라고 부른다. ‘까스떼두(Casteddu)’는 사르데냐어로 칼리아리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까쏠라는 여러 종류의 생선과 문어, 오징어, 조개와 갑각류를 토마토와 함께 끓인 칼리아리식 해산물 수프다.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롬바르디아의 돼지고기와 양배추 요리 ‘까소울라(Cassoeula)’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다.

 

‘까쏠라’라는 이름은 요리를 끓이는 냄비나 팬을 뜻하는 스페인어 까수엘라(cazuela) 또는 중세 지중해 지역에서 사용된 비슷한 단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여겨진다. 사르데냐는 오랫동안 아라곤과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으므로 음식 이름과 조리법에도 이베리아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다만 여러 생선을 한 냄비에 끓여 먹는 방식 자체는 스페인의 영향보다 훨씬 이전부터 지중해 연안의 어촌에서 널리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인 까쏠라는 정해진 한 가지 생선으로 만들지 않는다. 그날 어부가 잡아온 것과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해산물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보통 스코르파노라고 부르는 쏨뱅이류와 성대, 숭어, 붕장어, 도미나 달고기 같은 생선을 사용한다. 여기에 문어와 갑오징어, 홍합, 바지락, 새우와 게 등이 더해진다.

 

칼랴리에서는 제대로 된 까쏠라에 생선과 연체동물, 갑각류를 합해 적어도 일곱 종류가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특히 국물에 깊은 맛을 내는 스코르파노와 갑오징어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까쏠라의 본질은 정확한 숫자보다 그날 가장 신선한 해산물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데 있다.

 

요리를 만들 때는 모든 해산물을 한꺼번에 넣지 않는다. 오래 익혀야 부드러워지는 문어와 갑오징어를 먼저 조리하고, 단단한 생선과 부드러운 생선을 차례로 넣는다. 쉽게 부서지는 생선과 금방 입을 여는 홍합과 바지락, 새우는 마지막에 더한다. 각 재료의 조리 시간을 지켜야 생선살이 흐트러지지 않고 조개와 새우도 질겨지지 않는다.

 

국물은 올리브오일에 마늘과 양파, 파슬리와 페페론치노를 볶은 뒤 토마토와 물 또는 생선 육수를 넣어 만든다. 베르멘티노 같은 사르데냐의 화이트와인을 더하기도 한다. 완성된 수프에는 구운 빵을 곁들이는데, 마늘을 문지른 빵에 진한 해산물 국물을 적셔 먹는 맛이 특별하다.

 

까쏠라는 원래 어부들이 판매하고 남은 작은 생선이나 모양이 좋지 않은 어획물을 한데 모아 끓여 먹던 실용적인 음식에서 발전했다. 각각은 값이 높지 않은 생선이었지만 한 냄비에서 함께 끓이면 뼈와 머리, 껍질과 조개에서 서로 다른 맛이 우러나 풍부한 국물이 완성된다.

 

오늘날에는 새우와 조개, 좋은 생선을 넉넉하게 넣은 풍성한 요리가 되었지만, 그 뿌리에는 바다에서 얻은 것을 낭비하지 않았던 어부들의 지혜가 남아 있다. 커다란 냄비에 끓여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누어 먹기 때문에 칼랴리의 가족 식사와 축제에도 잘 어울린다.

 

목동들의 고기 요리가 사르데냐 내륙의 거친 풍경을 보여준다면, 까쏠라는 칼리아리의 항구와 시장, 지중해의 짙은 바다를 한 그릇에 담아낸다. 다양한 해산물에서 우러난 국물과 토마토의 산뜻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르데냐의 대표적인 해산물 세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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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rita40019.tistory.com/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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