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무스타쩨뚜(Mustazzeddu), 토마토의 여름을 품은 사르데냐식 포카차

corita40019 2026. 7. 24. 20:10

사르데냐의 길거리 음식을 따라가다 보면 피자와 닮았지만 피자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다른 빵을 만나게 된다. 잘 익은 토마토를 소복하게 올리고 반죽 가장자리를 안쪽으로 접어 구운 무스타쩨뚜(Mustazzeddu)이다.

둥글고 투박한 모양, 가운데로 드러난 붉은 토마토, 바삭하게 구워진 주름진 가장자리가 인상적이다. 화려한 재료 없이도 사르데냐의 햇빛과 밀밭, 여름 토마토의 맛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음식이다.

술치스의 ‘토마토를 넣은 빵’

무스타쩨뚜는 사르데냐 남서부 술치스-이글레시엔테(Sulcis-Iglesiente)를 대표하는 전통 빵이다. 현지에서는 ‘토마토를 넣은 빵’이라는 뜻의 파니 쿤 타마티가(Pani cun tamatiga)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사라부스(Sarrabus)와 산 비토(San Vito) 일대에서는 프라치다(Pratzida) 또는 프라찌라(Prazzira)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지역에 따라 이름과 속 재료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토마토를 반죽으로 감싸듯 접어 굽는 방식은 공통적이다.

사르데냐 농업기관의 전통 식품 자료에 따르면 무스타쩨뚜는 이베리아 지역에서 전해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사르데냐의 밀과 제빵 문화에 맞게 변화한 것으로 설명된다. 과거에는 테라코타 대야인 치베다(Civedda)에서 반죽하고, 암로즈·매스틱나무·야생 올리브나무 같은 향기로운 장작으로 화덕을 달궜다고 한다. 단정할 수 있는 기원이라기보다, 사르데냐와 이베리아가 오랫동안 교류한 흔적이 음식에 남은 사례로 볼 수 있다. Laore Sardegna 전통 식품 자료

피자처럼 보이지만 피자와는 다르다

무스타쩨뚜의 반죽에는 전통적으로 듀럼밀 세몰리나와 천연 발효종을 사용했다. 현대에는 세몰라 리마치나타에 밀가루와 제빵용 이스트를 섞어 보다 가볍게 만들기도 한다.

반죽을 둥글게 편 다음 잘 익은 토마토와 마늘, 바질, 소금,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버무려 가운데에 올린다. 이어서 반죽 가장자리를 안쪽으로 조금씩 겹쳐 접되, 중앙은 완전히 닫지 않는다.

구워진 모습은 붉은 분화구가 열린 작은 화산과 비슷하다. 일반 피자가 토핑을 넓고 평평하게 펼친다면 무스타쩨뚜는 접힌 반죽 안에 토마토와 그 즙을 가두어 굽는다. 뚜껑으로 완전히 덮는 사 빠나다(Sa panada)와도 다른 구조이다. La Cucina Italiana의 무스타쩨뚜 소개

토마토 수확철에 더 맛있는 여름 음식

무스타쩨뚜는 토마토가 가장 풍성하고 맛있어지는 여름과 잘 어울린다. 단맛과 산미가 충분히 오른 토마토를 큼직하게 썰어 사용하면 치즈나 고기가 없어도 부족함이 없다.

오븐 안에서 토마토즙이 흘러나와 반죽 안쪽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하다. 듀럼밀 특유의 고소하고 거친 식감에 마늘과 바질의 향, 올리브오일의 풍미가 더해진다. 가운데는 부드럽고 진한 토마토소스처럼 익고, 접힌 가장자리는 포카차와 바삭한 빵의 중간 정도로 완성된다.

전통적인 기본형에는 치즈나 육류가 들어가지 않아 자연스럽게 식물성 음식이 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지역마다 달라지는 속 재료

술치스에서는 토마토를 중심으로 한 무스타쩨뚜가 대표적이지만, 사라부스와 산 비토의 프라치다·프라찌라에는 양파, 주키니, 가지, 감자 등을 넣기도 한다. 산 비토에서는 이 음식을 기념하는 여름 축제도 열릴 만큼 지역 정체성이 강하다. Sonia Peronaci의 지역별 설명

토마토와 양파를 함께 넣으면 단맛이 짙어지고, 가지나 주키니를 더하면 한 끼 식사에 가까워진다. 그러나 무엇을 넣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반죽 가장자리를 투박하게 접어 속 재료의 수분과 향을 안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수도원의 빵이라는 이야기

무스타쩨뚜에는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 수도원의 수녀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빵보다 든든한 한 끼를 나누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다만 이는 문헌으로 확정된 역사가 아니라 지역에 내려오는 전설에 가깝다.

그럼에도 밀가루와 제철 토마토, 마늘과 허브만으로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을 음식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무스타쩨뚜의 소박한 성격과 잘 어울린다.

따뜻해도, 식어도 맛있는 길거리 음식

무스타쩨뚜는 오븐에서 갓 나왔을 때 가장 향긋하지만 한김 식힌 뒤에도 맛이 좋다. 큰 것은 부채꼴로 잘라 나누어 먹고, 작은 것은 한 사람 몫으로 만들어 들고 먹을 수 있다. 피크닉이나 가벼운 점심, 와인과 곁들이는 안주로도 잘 맞는다.

특별한 소스나 치즈를 더하기보다는 좋은 토마토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 자료에서도 올리브오일을 본래의 재료로 설명하므로 식용유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무스타쩨뚜는 ‘토마토를 올린 빵’이라는 단순한 설명만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음식이다. 여름 토마토의 수분을 반죽 안에 품고, 사르데냐의 듀럼밀과 화덕 문화까지 함께 구워 낸 빵이다. 피자보다 투박하고 포카차보다 촉촉한 한 조각 속에서 사르데냐 남서부의 여름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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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rita40019.tistory.com/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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