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트라파니 항구에서 태어난 시칠리아의 보석, 부지아떼 알 뻬스또 트라파네제

corita40019 2026. 7. 26. 16:29

시칠리아 서쪽 끝 **트라파니(Trapani)**는 오래전부터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였다. 아프리카와 스페인, 제노바를 오가는 배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고, 다양한 식문화도 함께 이곳에 들어왔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제노바의 페스토였다. 하지만 시칠리아 사람들은 그대로 따라 하지 않았다. 바질과 잣 대신, 자신들의 풍부한 식재료인 토마토와 아몬드를 넣어 새로운 소스를 만들었고, 여기에 트라파니의 전통 파스타인 **부지아떼(Busiate)**를 버무린 것이 오늘날의 **부지아떼 알 뻬스또 트라파네제(Busiate al pesto trapanese)**이다.

 

이 소스는 흔히 '시칠리아식 페스토'라고 불리지만, 맛은 제노바의 페스토와 상당히 다르다. 신선한 토마토의 산뜻함, 구운 아몬드의 고소함, 바질의 향, 마늘의 알싸함이 어우러져 훨씬 가볍고 여름에 잘 어울리는 풍미를 낸다.

 

부지아떼는 나선형으로 꼬아 만든 파스타로 표면이 거칠고 홈이 깊다. 덕분에 소스를 빈틈없이 머금어 한입 먹을 때마다 토마토와 바질, 아몬드의 풍미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오늘날에는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여름 파스타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며, 현지 레스토랑에서는 갓 만든 페스토 트라파네제와 함께 가장 먼저 추천받는 메뉴이기도 하다.

 

단순한 파스타 한 접시 같지만, 그 안에는 바다를 통해 문화를 받아들이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시칠리아 사람들의 창의성과 역사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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