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마늘과 고추만으로 완성한 시칠리아의 지혜, 스파게티 알라 까레띠에라

corita40019 2026. 7. 26. 16:18

화려한 해산물도, 진한 라구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데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파스타가 있다. 바로 **스파게티 알라 까레띠에라(Spaghetti alla carrettiera)**이다.

 

'까레띠에라(Carrettiera)'는 말이나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몰던 마부를 뜻한다. 과거 시칠리아에서는 마부들이 먼 길을 오가며 하루 종일 일을 했는데, 신선한 식재료를 휴대하기 어려웠다. 대신 상하기 쉽지 않은 마늘, 올리브오일, 말린 고추, 파슬리, 치즈 정도만 가지고 다녔고, 이것으로 허기를 달래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이 파스타의 시작이라고 전해진다.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시칠리아에서는 여기에 빵가루를 볶아 넣거나 페코리노 치즈를 더하는 경우가 많다. 바삭한 빵가루는 옛날 가난했던 시절 치즈를 대신했던 '가난한 사람의 치즈'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조리법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다. 올리브오일에 마늘과 페페론치노의 향을 충분히 낸 뒤 삶은 스파게티를 넣고 면수로 농도를 맞춘다. 마지막으로 파슬리와 치즈, 취향에 따라 볶은 빵가루를 더하면 완성이다.

 

재료는 단순하지만 좋은 올리브오일과 마늘의 풍미가 그대로 드러나는 음식이다. 그래서 오히려 기본 재료 하나하나의 품질이 맛을 결정한다.

 

복잡한 재료 없이도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 파스타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검소하면서도 지혜로운 음식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전통 요리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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