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해산물도, 진한 라구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데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파스타가 있다. 바로 **스파게티 알라 까레띠에라(Spaghetti alla carrettiera)**이다.
'까레띠에라(Carrettiera)'는 말이나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몰던 마부를 뜻한다. 과거 시칠리아에서는 마부들이 먼 길을 오가며 하루 종일 일을 했는데, 신선한 식재료를 휴대하기 어려웠다. 대신 상하기 쉽지 않은 마늘, 올리브오일, 말린 고추, 파슬리, 치즈 정도만 가지고 다녔고, 이것으로 허기를 달래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이 파스타의 시작이라고 전해진다.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시칠리아에서는 여기에 빵가루를 볶아 넣거나 페코리노 치즈를 더하는 경우가 많다. 바삭한 빵가루는 옛날 가난했던 시절 치즈를 대신했던 '가난한 사람의 치즈'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조리법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다. 올리브오일에 마늘과 페페론치노의 향을 충분히 낸 뒤 삶은 스파게티를 넣고 면수로 농도를 맞춘다. 마지막으로 파슬리와 치즈, 취향에 따라 볶은 빵가루를 더하면 완성이다.
재료는 단순하지만 좋은 올리브오일과 마늘의 풍미가 그대로 드러나는 음식이다. 그래서 오히려 기본 재료 하나하나의 품질이 맛을 결정한다.
복잡한 재료 없이도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 파스타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검소하면서도 지혜로운 음식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전통 요리 가운데 하나다.
시칠리아 지방소개, 식재료와 음식리스트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s://corita40019.tistory.com/341
지중해 문명이 빚어낸 맛의 섬, 시칠리아 전통음식
사르데냐에 이어 이번에는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로 떠난다.시칠리아(Sicilia)는 이탈리아반도 남쪽, 지중해 한가운데에 자리한 이탈리아 최대의 섬이다. 북동쪽의 메씨나 해협을 사이에 두고
corita40019.tistory.com
'이탈리아 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시칠리아에서 만난 북아프리카의 맛, 쿠스쿠스 알라 트라파네제 (0) | 2026.07.26 |
|---|---|
| 트라파니 항구에서 태어난 시칠리아의 보석, 부지아떼 알 뻬스또 트라파네제 (0) | 2026.07.26 |
| 시칠리아의 오븐 파스타, 아넬레띠 알 포르노|라구와 치즈를 품은 팔레르모의 맛 (0) | 2026.07.26 |
| 오븐에서 완성되는 시칠리아의 축제 음식, 파스타 응까샤따(Pasta ’ncasciata) (0) | 2026.07.26 |
| 시칠리아 여름을 담은 소박한 한 그릇, 파스타 꼰 이 떼네루미(Pasta con i tenerumi) (0) | 2026.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