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

손으로 꼬아 만든 귀고리 파스타, 로리기따스 알 수고 디 갈리나(Lorighittas al sugo di gallina)

corita40019 2026. 7. 23. 17:13

사르데냐의 프리미를 이어서 이번에는 **로리기따스 알 수고 디 갈리나(Lorighittas al sugo di gallina)**를 소개한다. 듀럼밀 세몰라로 만든 두 가닥의 반죽을 손으로 꼬아 고리 모양으로 만든 뒤, 닭고기를 천천히 익힌 토마토소스에 버무리는 음식이다.

 

로리기따스는 사르데냐 전역에서 만드는 파스타가 아니다. 오리스따노에서 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몬떼 아르치 기슭의 작은 마을 **모르곤조리(Morgongiori)**에서 전해 내려온 독특한 파스타다. 모르곤조리 시청도 로리기따스를 이 마을에서만 만들어 온 고유한 음식으로 소개한다.

 

재료는 듀럼밀 세몰라와 물, 소금뿐이다. 그러나 만드는 과정은 전혀 단순하지 않다. 반죽을 가늘고 긴 줄로 늘인 뒤 손가락에 두 번 감고, 두 가닥을 서로 꼬아 타원형 고리로 만든다. 기계로 동일한 형태를 재현하기 어려워 지금도 모든 과정을 손으로 작업한다. 숙련된 사람도 1kg을 만드는 데 서너 시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완성된 모습은 작은 귀고리나 정교하게 꼰 반지와 닮았다. **로리기따스(Lorighittas)**라는 이름도 이러한 고리 모양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줄의 반죽이 촘촘하게 꼬여 있어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그 사이로 토마토소스가 스며들기 때문에 실용적인 역할도 한다. 세몰라 반죽의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도 오래 끓인 고기소스와 잘 어울린다.

로리기따스 만드는 법  https://corita40019.tistory.com/143

 

과거에는 매일 먹는 파스타가 아니라 11월 1일 모든 성인의 날을 위해 만들던 특별한 음식이었다. 마을 여성들이 모여 많은 양의 반죽을 꼬면서 가족과 이웃이 함께 나누어 먹을 파스타를 준비했다. 사르데냐 공식 관광 자료에 따르면 로리기따스의 제작은 스페인 왕실의 지배를 받던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기록이 남아 있다.

 

전통적인 소스에는 토마토와 방목해서 기른 닭을 사용한다. 음식 이름에는 **갈리나(gallina)**가 들어가지만, 모르곤조리의 전통을 소개하는 자료에서는 주로 갈레또 루스빤떼(galletto ruspante), 즉 방목한 어린 수탉을 사용한 소스를 대표적인 조합으로 꼽는다. 가정에 따라 암탉이나 돼지고기, 멧돼지고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닭고기는 양파와 올리브오일에 노릇하게 볶고 토마토와 허브를 넣어 천천히 익힌다. 여기에 사프란을 더하면 소스에 사르데냐 특유의 향과 색이 더해진다. 삶은 로리기따스를 진한 닭고기 토마토소스에 버무리고 마지막에 뻬꼬리노 사르도를 갈아 올리면 완성된다.

고기를 소스와 함께 파스타에 올릴 수도 있지만, 닭고기는 세콘도로 따로 먹고 그 소스만 로리기따스에 버무리는 가정식 구성도 가능하다. 한 번의 조리로 프리모와 세콘도를 준비할 수 있었던 이탈리아 농촌 식문화와도 잘 어울리는 방식이다.

오늘날 모르곤조리에서는 매년 8월 로리기따스 축제가 열린다. 마을 장인들이 반죽을 꼬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전통적인 닭고기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로리기따스를 맛볼 수 있다.

로리기따스 알 수고 디 갈리나는 단순히 모양이 아름다운 파스타가 아니다. 천천히 반죽을 꼬는 사람의 손과 오랫동안 소스를 끓이는 시간이 함께 들어간 음식이다. 빠르게 만들 수 없는 두 과정이 만나 모르곤조리라는 작은 마을의 역사와 공동체 문화를 한 접시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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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rita40019.tistory.com/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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